독서상언(讀書想言)

"커피는 책이다. 책은 커피다. 책."[METHOD #3: 문뜩 생각이 든 독서법] 본문

독서상언: READING BOOK/R.B: Method

"커피는 책이다. 책은 커피다. 책."[METHOD #3: 문뜩 생각이 든 독서법]

독서상언 2018. 7. 14. 02:46

반갑습니다. 독서상언(讀書想言)하는 주원입니다. 갑작스레 노트북을 키고 키보드를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문득 들었던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있어 쉽사리 정리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요. 책을 읽는 도중,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정확한 방법은?',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읽어왔지?' 라는 꽤 많은 생각들과 고민들이 들었습니다. 뭐랄까요. "나는 나를 멀리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나를 관찰하게 되었다."라는 느낌이 드네요.


1. 그 동안의 내가 정해둔 독서법


저는 독서상언이라는 방법으로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것이 전혀 틀리지 않았고, 여전히 책을 읽고 나면 정리를 해야하고, 생각해야하고, 또 대화하고 소통하며 다른 사람이 받아들인 또 다른 같은 책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다독(多讀)을 추구했습니다. 많은 책들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만 생각하죠. 그리고 깊진 않지만 그 반복되는 독서를 통해 몇 가지의 핵심을 깨닫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공이 쌓이면 빠르게 읽더라도 핵심을 잘 집어낸다는 것이 저의 지론이였죠. 그래서 저는 급하게 책을 읽었습니다. 여전히 책을 급하게 읽고 있고, 여전히 집중하려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그 책의 흐름보다는 저의 생각의 흐름이 중요하고 또 그대로 책을 제 생각대로 읽어 왔습니다.


2. 갑작스레 문득 생각의 흐름이 흘러간 커피


요즘 커피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단순히 커피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구요. 카페라는 공간을 궁금해 하며 그 기본이 되는 커피의 맛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죠. 커피는 가이드 라인이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최적 추출수율은 18~22%라고 하죠. 그 이상을 뽑아낸다면 강한 쓴맛이 나와 다른 모든 맛을 덮어버리고, 혹은 너무 작게 뽑아낸다면, 밸런스가 맞지 않아 커피 고유의 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핵심은 이 것이 아닙니다. 혹시 묻고 싶습니다. 기름기가 많이 도는 맛있는 돈까스. 좋아하십니까? 저는 엄청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는 맛있든 맛있지 않든 단순히 그 기름기가 싫어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맛있다 할지라도 그 특성 때문에 싫어지는 것이죠. 그런 것처럼 커피도 같습니다. 산미가 좋고, 밸런스가 좋고, 또 쓴맛이 적고, 과일향이 나고, 바디감도 좋은 그런 커피가 있다 할지라도, 단순히 산미가 압도적으로 강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무 쓸모 없는 것이죠.


3. 아무렇게나 흘러간 커피에 대한 생각과 독서법


독서 또한 그런 것 같습니다. "커피를 좋아한다."라는 가이드라인 안에서, 각 사람에게 맞는 특성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기호라는 것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커피의 맛에는 "정답이 없다." 가 정설인 것이구요. 단지 그 기호대로 혹은 그 원두의 특색대로 정확하게 추출해낼 수 있는 능력이 바로 바리스타의 능력인 것이죠. 독서도 같습니다. "책을 좋아한다"라는 가이드라인안에서 각 사람의 특색대로 책을 읽는 것입니다. 따라서 책을 읽는 방법도 "정답이 없다." 역시 정설이 되겠죠. 하지만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그 책을 통해 느끼고자 하는 것과 책을 읽는 목적에 맞는, 혹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느끼고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4. 그렇다면 어떻게 읽어야할까?


기호와 원두에 맞게 읽어야 하겠죠. 기호는 독자의 스타일, 그리고 원두는 책이 되구요. 그리고 바리스타는 독자가 될 것입니다. 바리스타는 할 일이 많습니다. 좋은 원두를 찾아야 하죠. 따라서, 독자는 좋은 책을 찾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좋은 책이 왜 좋은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특색을 잘 살릴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특색이 독자의 스타일에 맞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확한 기술로 추출해내 하나의 아름다운 커피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그리고 원두의 특색과 기호가 맞춰질 때 음미하는 커피 드링커는 환상의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5. 정해진 정확한 방법은 없을까? 


책의 특성과 독자의 스타일을 고려하여 적절한 독서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그럼에도 우리는 정확한 방법을 찾아내고자 한다면 어떨까요? 그렇게 된다면, 너무 특색 강한 독서법, 혹은 아무 특색없는 독서법, 이도저도 아닌 독서법이 될 것입니다.


쉽게 말해 '책을 빠르게 읽는 속독이 좋은 것이야!'라고 했을 때, 시집은 단순히 말도 안되는 이해가 도통 안되는 단어들로만 모여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책은 상당히 늦게, 음미하며 읽어야 해'라고 말한다면, 당장 일주일 후 회사에 중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는데, 프레젠테이션 관련 도서를 하루에 책의 10단어를 가지고 고뇌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지식을 전혀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와는 다르게 중간 정도입니다. 적당한 속도와 적당한 감상. 특색이 없는 독서가 될 것입니다. 깊은 고뇌는 없고, 정확한 적용도 없는. 단순히 책을 읽고 '아 그렇구나'에서 끝인 정말 이도저도 아닌 독서가 되죠. 자기계발 서적은 책을 읽고, 행동을 하고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반대로 문학은 읽고 깊은 사색과 고뇌가 필요하지만, 무엇도 하지 않는 그냥 '책만 읽는 바보'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적절하게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쓰고 단맛을 좋아하고, 산미를 너무 싫어하는 드링커에게 너무 강한 신맛의 커피를 제공하기보다는 밸런스가 잘 맞는 커피를 제공하여 신맛의 중요성을 조금 느끼게 하는 것처럼, 자기계발 서적을, 시집을 너무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밸런스의 책을 제공하고, 또 그에 맞는 독서법도 맞추어 읽어야 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저는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독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 '그러나, 적당한 가이드라인은 있다.', '여기까지는 알아야 한다.'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 것이 저는 독서상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늦게 읽거나, 정리하며 읽거나, 속독을 하거나, 무엇을 하던, 독서상언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죠. 책을 읽고, 생각하고, 정리도 하고, 또 책에 대한 생각을 서로 나누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독서상언(讀書想言)하는 주원이였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