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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정한 사람 - "아는대로 보이는 여행" [REVIEW #24: 책추천/책리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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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정한 사람 - "아는대로 보이는 여행" [REVIEW #24: 책추천/책리뷰]

독서상언 2018. 8. 20. 12:36


책제목: 안녕 다정한 사람

저자: 은희경, 이명세, 이병률, 백영옥, 김훈, 박칼린, 박찬일, 장기하, 신경숙, 이적

출판사: (주) 달

출간일: 20121109

네이버평점: 7.47



안녕하세요. 독서상언(讀書想言)하는 주원입니다. 오늘은 10명의 저자가 쓴 책, '안녕 다정한 사람'입니다. 이 책은 여행에세이인데요. 10명이 각각 다른 여행지를 다녀오고, 그 여행지에 대한 에세이를 기록하는, 책을 기획해서 출판되었습니다. 작가부터 영화감독, 음악인, 소설가 등 예술인들 중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녀온 후기입니다.


"

애인 만나러 호주에 갔지요, 그 이름은 와인이고요, 흠뻑 취했답니다, 저 풍경 때문에

'콰이 강'의 다리에 올라 흐르는 강물에 마음 헹구다

오, 12월을 사랑하는 사람들

홍콩에서 열아홉 살의 꿈을 맛보다

인간은 얼마나 무력한가, 미크로네시아서 깨닫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에 풍덩 빠져들다

모바일의 도시락

버추얼의 에키벤

나 돌아가면 얼마나 이곳을 그리워할까

세계인의 정류장, '이방인을 부탁해'

과거가 살아 있는 도시 퀘벡에서 축제의 날들을 보내다

"


이병률 작가가 주축이 되어 모든 여행지를 함께 다니며 사진을 찍었고, 9명의 예술인들이 여행을 계획하고 다녀온 책이다. 10명의 저자가 모두 다른 계획과 장소, 다른 테마와 다른 시각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에세이를 읽기 전 먼저 생각이 들었던 것은, 여행은 항상 나를 들뜨게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여행과 나는 참 거리가 멀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안녕 다정한 사람을 읽으며 여행에 대해 조금은 더 들뜬 마음이 물씬 다가왔고, 여행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각 장의 첫 페이지는 여행을 다녀온 저자들이 그린 여행일지와 저자의 여행에 대한 한줄과 저자에 대한 소개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참 그 말 한 마디들이 다 주옥같답니다.


은희경: 낯선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나로 돌아오는 탄력의 게임

이명세: 책상을 걷어차고 이미지 만들기

이병률: 바람, '지금'이라는 애인을 두고 슬쩍 바람피우기

백영옥: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도돌이표

김   훈: 세계의 내용과 표정을 관찰하는 노동

박칼린: 물이고, 시원한 생수고, 수도꼭지

박찬일: 좋은 친구와 여행을 떠나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

장기하: 길을 잘못 들어 우연히 타게 된 전철 창밖으로 바라본 풍경이 문득 참을 수 없이 아름다운 것

신경숙: 친숙한 나와 낯선 세계가 합해져서 넓어지는 일

이   적: 현실을 벗어나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것, 문득 정신을 찰보니 낯선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는 것


수많은 글자들 중 이 글들이 나에게 와닿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모든 글보다 이 짧은 글들이 나를 뜨겁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것일 겁니다. 


"여백의 아름다움"


저자가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상상을 자극하고, 독자가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다시 책으로 돌아와 생각해보자면 여행은 나와 세상의 소통인가봅니다. '나'라는 존재가 '세상'이라는 존재를 바라보는 것. 주관적일 수 밖에 없죠. 은희경씨는 와인을, 이명세씨는 사진과 사진각으로서, 박찬일씨는 음식으로서, 장기하씨와 이적씨는 음악으로 여행을 다녀오죠. 이 책을 읽으며, 교양과 식견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여행을 다녀오면,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고, 그 양도 너무나도 과분하지만, 많이 아는만큼, 많이 알 수 있으니까, 이 책의 저자들처럼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세상을 여행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세이작가는 에세이작가인가봅니다. 이병률씨와 김훈씨는 그 와중에 자신의 모습을 사라지게 했어요. 최대한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자신이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바라보는 세상을 그리려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취미나 생각이 아니라, 그 세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모습이 그려졌어요. 이런 상반된,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도 참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은 참 갈대같습니다. 많은 것들을 알고 해석하며 바라보고 싶기도 하지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은 마음도 있으니까요. 제 인생은 모순덩어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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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에 7.5 정도의 평점을 주고 싶어요. 가볍게 읽기는 좋지만, 딱 한번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2번도 말구요. 이 책을 읽으며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문 에세이집이 아니기에 어렵지 않은, 그리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였던 것 같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휴가철이라서 이런 바람이 들었을지도요. 멀진 않더라도, 그 세상을 조금 더 공부하고 배워서 그 장소의 공기를 느끼고 공기를 기억하며 돌아오는 여행을 하고 싶어집니다. 몸은 책상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이미 수많은 여행을 다녀오고 있는 독서상언(讀書想言)하는 주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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